트럼프 vs 시진핑 '마라라고 결투' 임박
트럼프 vs 시진핑 '마라라고 결투' 임박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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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 돌파구' 공통 과제, '국내정치'가 변수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중 정상회담(6~7일)은 회담장 이름을 따 ‘마라라고 결투’라고 불린다.

이번 회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무는 최소 4년간 유지될 국제질서의 골격과 북한 김정은 정권의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는 만큼, 중국과 미국의 치열한 샅바 싸움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얼핏 북핵과 통상 현안에 대해서 외견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압박하는 구도이나, 사실 이번 회담의 주요점 중 하나는 두 정상들의 ‘국내정치 돌파구’ 찾기에 있다.

현재 트럼프는 국정 지지도는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각종 국정 과제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에서) 훨씬 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가 절실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당장 미·중 무역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천 문제와도 직결된다.

또한 닐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의 상원 전체회의 표결(7일)도 정상회담 시기와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중 정상회담과 ‘고서치 표결’이 정치적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시진핑 주석으로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시진핑 주석은 ‘집권 2기’를 알리는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대외 환경에 대처하는 ‘안정적 리더십’을 자국 국민들에게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코노미스트 에스워 파라사드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케어가 의회를 통과한다면 상대적으로 대중(對中) 압박 수위도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게 동료들의 시각”이라고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개선이 미중 협상에 숨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무난히 다룰 수 있다는 것을 ‘국내관객’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확고하게 다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중 첫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들의 국내 정치의 입지까지 연결돼 있어 더욱 양보할 수 없는 동시에 양국의 성과를 일궈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