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쏙 뺀 北 위협 대응 논의
한국은 쏙 뺀 北 위협 대응 논의
  • 이은지·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4.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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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미중 정상회담 전 北위협 대응 공조
시진핑 압박 표명도… 황교안과는 통화·협의 없어
▲ 지난 2월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와 관련,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연대와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을 제쳐놓고 일본과만 통화를 하면서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에 대해, 모든 선택지가 (미중 정상회담의)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고 아베 총리가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날 통화는 오전 6시 30분부터 약 35분간에 걸쳐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오늘 통화에서 북한의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 강행은 위험한 도발행위이며, 일본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도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방위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과 동맹국의 억지력과 방어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심각한 위협 속에 동맹 일본, 한국과 함께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특히 이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불만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정상 대좌하는 시 주석에 한층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라고 촉구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자 아베 총리도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호응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정작 북핵 이슈의 당사자인 우리 측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는 통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 정부 인사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의 전화 협의가 다 였다.

미·중 정상회담(미국 현지시각 6∼7일) 후 상호 가장 편리한 최단 시일 내에 한미 최고위급 간에 전화 협의를 할 예정으로 전해졌지만, 북한의 5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이에 한국의 대통령 궐위 기간 미국이 동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 일본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교 당국은 이에 대해 한미간에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으며, 대선을 거쳐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입장이다.

결국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외교채널을 조기에 복구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을 처지가 됐다.

[신아일보] 이은지·이선진 기자 ejlee@shinailbo.co.kr,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