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방부, 日대사 면담 요청 잇따라 '불응'
통일·국방부, 日대사 면담 요청 잇따라 '불응'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4.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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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귀국 85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4일 밤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한일합의 이행을 강력히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후 승용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부와 국방부가 85일 만에 귀임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의 면담 신청에 대해 연달아 거절의 뜻을 알렸다. 

앞서 지난 4일 밤 85일 만에 귀임한 나가미네 대사는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아베 총리와 기시다 외무상의 지시"라며 "빠르게 황 대행을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을 강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나가미네 대사는 귀임 직후 외교부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항 면담을, 통일부에 홍용표 통일부장관 면담을, 국방부에 한민구 국방장관 면담을 잇달아 신청했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대사관이 지난 5일 오전 나가미네 대사의 통일부장관 면담을 요청해왔으나, 통일부는 일정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같은날 오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요청이 와도 외교부에 알리고,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나가미네와의 면담을 거절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방부 또한 이날 "나가미네 주한일본대사의 국방부 장관 면담 요청에 대해 오늘 오전에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밝히며 불응 의사를 표했다.

이에 아직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외교부 또한 면담 불가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통일부와 국방부의 잇따른 나가미네 대사의 면담 거절은 우선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 아무런 요청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지난 3일 자국 언론에 나가미네 대사가 한국에서 황 대행을 만나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히는 ‘결례’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또 통상 주한대사의 업무 협의는 외교부 사무차관 등이 하는 점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황 권한대행을 방문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나가미네 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적이 있다"며 "지금은 황 대행 예방을 위해 조정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