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어르신들의 ‘밥상 친구’로 책임진다
양천구, 어르신들의 ‘밥상 친구’로 책임진다
  • 김용만기자
  • 승인 2017.04.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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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봉사단. (사진=양천구 제공)

목3동에 위치한 한 칼국수집 문 앞에서 이귀순(84·가명) 할머니가 머뭇거린다. 백발이 성성한 이 할머니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가게 안을 살피듯 쳐다만 볼 뿐 선뜻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지 못한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인 가구 수가 이미 511만여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중에는 혼자의 삶을 즐기려고 1인 가구를 택한 사람들도 많지만, 한 끼의 식사도 어려워 굶거나 무료 급식소를 찾아 다녀야 하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서울 양천구 목3동에는 ‘나눔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이 끼니를 굶지 않도록 쿠폰(식권)을 주어 나눔가게로 지정된 곳에 나와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쿠폰만 있으면 굶는 어르신들이 없겠네. 가게로 가면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식사는 제공하지만 ‘홀로’ 밥을 먹어야 하기에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지는 않는다. 심지어 본인의 쿠폰을 청소년 등 이웃사람에게 주는 어르신들도 왕왕 있다는 게 나눔가게 측의 설명이다.

어르신들의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목3동 주민센터 방문복지팀은 고민을 거듭하다 ‘정성 한 그릇, 孝사랑밥상’ 움직임을 생각해냈다.

목3동 자원봉사캠프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월1회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찾아가 안부도 확인하고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눔가게를 방문하여 함께 식사도 하며 말벗이 되어주는 활동이다.

식사 후엔 어르신과 함께 전통시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병원진료가 필요한 어르신들과는 함께 병원에 동행하기도 한다.

이런 활동을 위해 지난 달 25일에는 목3동에 거주하는 초·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孝사랑봉사단 1기’가 발족됐다.

“우리 손주생각이 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자주 찾아와 주겠다고 하더라고. 다음에는 같이 추어탕 먹으러 가기로 했어. 벌써 그 날이 기다려져” 孝사랑봉사단 학생의 손을 꼭 잡은 이 할머니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하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