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고도화-내수 진작 ‘두 토끼’ 잡아야
[사설] 수출 고도화-내수 진작 ‘두 토끼’ 잡아야
  • 신아일보
  • 승인 2017.04.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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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핵심축인 수출이 휘파람을 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수출입 동향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출총액은 489억 달러로 지난해 3월에 비해 13.7% 증가했다.

수출액만 따져보면 2014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무역수지도 6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수출 성적표는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가뭄의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수출 실적이 잠깐 좋아졌다고 한국경제가 되살아 났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완연한 봄이 왔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3월 수출 회복세는 지난 2년간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감소세에 머물던 수출이 모처럼 크게 상승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수출제품이 반도체 등 일부에 집중하는 ‘수출 편식’을 되풀이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3월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석유제품이 전년 동기대비 63.3% 증가했으며 반도체(41.9%), 석유화학 (36.3%), 평판 디스플레이 (19.5%) 등 정보통신(IT)과 에너지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일부 제품에만 의존하는 수출 편식 현상은 주요 수출업종이 국제적인 불황이거나 국제무대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다양한 수출 품목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싼 가격에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전략은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수출 품목과 시장의 다변화, 제품 경쟁력 극대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근 수출 호실적은 ‘반짝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수출과 함께 한국경제의 양대 버팀목인 내수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시급하다.

가계부채가 올해 14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 동력인 고용시장은 여전히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암울한 현실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서민들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수출뿐 아니라 소비, 고용, 가계 소득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 당국은 물론 대선 후보들도 정치적 이슈에만 매몰되지 않고 경제 활력을 키우는 데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선 후보 등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내놔 ‘한국경제의 최대의 적(敵)은 정치’라는 오명을 씻기 바란다.

정치권이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에 정신이 팔려 기업을 압박하지 않아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지적을 우스갯소리로 여기지 말라는 얘기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야. 정치적 교착 상태야’라고 꼬집은 앨런 블라인더 미국 프린스턴 교수의 지적이 절박하게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