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 조사는 몰상식"…발끈한 文캠프
"양자대결 조사는 몰상식"…발끈한 文캠프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4.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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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潘과 양자대결 이긴다고 선전 했으면서"
"적대적 언론 때문"…측근들 대응방식도 문제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에 앞서 정춘숙 의원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측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며 선관위 조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내일신문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3일 발표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대해 "특정 후보를 띄우기 위한 조사"라며 맹성토했다.

지난 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한 해당 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서 ±3.1%p) 결과,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43.6% 대 36.4%로 7.2%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 대변인은 "양자구도는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두 후보의 맞대결이 이뤄지려면 안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간 단일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문 후보측은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가상 양자대결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일부 언론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4일 라디오에 출연, "(일부 언론이) 안철수 후보를 띄워주려고 지금 질소를 과자봉지에 집어넣고 있다"며 "(안철수 지지율은) 질소포장 과자와 같다. 봉지를 뜯으면 질소는 날아갈 것"이라고 안철수 지지율의 한계를 지적했다.

송 의원은 전날에도 "안 후보의 지지도는 보수언론이 홍보한 효과에 힘입은 바가 크다"면서 "문 후보는 적대적 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으면서도 국민들의 힘에 의해 만들어져 온 지지도라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실시되고 있는 4자, 3자 대결 조사도 있지도 않고 잘못된 조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세론이 무너지자 언론탓, 여론탓하는 모습이 패권이고 오만"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불과 10개월 전 문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한다고 홍보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어제로부터 오늘까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했다.

문 후보측은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자진사퇴하지도 않을 뿐더러, 완주 시 적어도 15% 안팎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2007년 대선에서 보수분열을 촉발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울트라 보수층'에 힘입어 15%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양자구도가 성립할 수 있느냐는 거다.

하지만 선거판에서 양자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2년전부터 '반기문 대 문재인', '반기문 대 안철수'가 맞붙는 조사는 수차례 발표됐다. 심지어 반 전 총장이 어느 정당을 선택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양자대결 조사는 계속됐다.

야권 관계자는 "문 후보측이 이번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탄핵 정국 이후 반기문을 비롯해 그 어떤 양자대결에서도 문 후보가 지지 않는 것으로 나오다가,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이걸 자꾸 진보, 보수 언론 프레임으로 규정해서 선전하는 방식"이라며 "문 후보 지지층에는 이런식의 대응이 통쾌하게 들릴지 모르나, 중도층에는 과거 친노식의 편가르기 정서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문 후보측이 주장하듯 보수언론들이 양자대결 조사를 주도한 상황도 아니다.

이런 가운데 4일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3일 전국 1031명을 상대로 한 양자대결(응답률 4.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안철수 48.1%, 문재인 43.7%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