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의 前대통령 구치소 신문… 檢, 뇌물혐의 정조준
21년 만의 前대통령 구치소 신문… 檢, 뇌물혐의 정조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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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구속 4일만에 첫 구치소 조사
유영하 변호사 배석… 추가 조사 후 기소 방침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첫 검찰 조사가 이뤄진 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경찰이 경비근무를 서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4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후 처음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조사하는 것은 1995년 말 1996년 초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후 21년여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된 조사는 당일 오후 11시 50분경 점심으로 중단됐다가 오후 1시 10분께 재개됐다.

이날 조사는 오후 6시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구치소 사정상 밤늦게까지 할 수 없다. 오후 6시 전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의혹 수사에는 서울중앙지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직접 조사를 맡았다. 또 지원 검사 1명과 여성 수사관 1명이 배석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선 별도의 대기 변호사 없이 유영하(55·24기) 변호사 1명만이 입회했다.

앞서 구속 후 첫 조사를 하루 앞둔 3일 올케인 서향희(43·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가 서울구치소를 방문하면서 변호인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30분도 안 돼 구치소를 떠났고 4일 조사에는 유 변호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유 변호사는 전날 오전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4일에는 검찰 수사팀보다 일찍 구치소에 도착해 대기했다.

조사가 이뤄진 장소는 구치소 내 교도관 사무실로 알려졌다. 검찰 요청에 따라 조사 목적에 맞게 내부 구조를 약간 바꿨다고 한다.

조사는 지난번 중앙지검 소환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영상녹화 없이 한 부장검사와 검사가 나란히 앉고 책상 맞은편에 박 전 대통령과 유 변호사가 나란히 앉아서 조사를 받는 방식이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 혐의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 최순실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 등 삼성 측으로부터 298억원(약속 금액 포함 43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사실관계나 공범들의 진술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을 압박하며 혐의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받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은 이날 조사 외에도 몇 차례 더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마치면 구체적 혐의와 범죄사실을 확정하고, 이달 17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구속 기한은 19일까지다.

한편 이날 서울구치소 주변에는 검찰의 방문조사 소식을 접한 지지자 90여명 모여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각자 박 전 대통령 지지 발언을 쉴새 없이 쏟아내면서 통곡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보통 2개 중대를 서울구치소 주변에 배치해 온 경찰은 이날 경력을 4개 중대로 2배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검찰 첫 조사가 시작된 만큼 경계를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