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신질환자 범죄, 이대로 괜찮냐고?
[기자수첩] 정신질환자 범죄, 이대로 괜찮냐고?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03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살 여자 초등학생 살인·시신 훼손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사건의 피의자가 10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에게 유괴범이 성인 남성 등 특정 계층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한 것이라는 끔찍한 사실을 가르쳐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살해범인 A양은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다시금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A양의 정신병력이 공개되자 범죄 예방을 위해 신상 정보 공개가 필요하긴 하지만, 굳이 미성년자인 그의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의미로 A양에 대한 자세한 정신병력 공개는 결국 수사 주체가 피의자의 심신 미약 상태를 재판 전부터 공표한 셈이어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감형'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조현병 환자 등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거나 나아가 정신질환자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최대 논란거리로 꼽힌다.

정신질환은 모두 범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예측이 어려울 뿐 정신질환자가 폭력적이거나 위험하다는 인식은 '편견'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자들이 치료를 적기에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정신질환을 유별나게 여겨 치료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부터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울러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같은 공공의료 체계를 더 강화해 병원 밖에 있는 환자들이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할 인력과 예산은 크게 부족한 상태다. 적극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