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행장 인선부터 빛바랜 수협은행 새출범
[기자수첩] 행장 인선부터 빛바랜 수협은행 새출범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4.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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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수협은행의 새로운 출발이 행장 인선에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독립은행으로 출범하며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향상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차기 행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으나 최종 내정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에 행추위원들은 오는 4일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 선임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9일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사외이사 간의 이견으로 재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인선 차질이 수협중앙회가 밀고 있는 강명석 상임감사를 정부측 위원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측 위원들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이원태 현 행장을 밀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공모 당시 연임 의지를 나타내지 않았던 이원태 행장은 2차 공모 마지막 날인 지난달 24일 돌연 입장을 선회해 차기 행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조의 반발은 어쩌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첫 행장 선임에 관피아 출신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는 “수협은행의 백년대계를 준비할 진짜 금융인이 수협을 이끌어 가도록 아름답게 물러가길 바란다”며 이 행장의 연임 도전 철회를 요구한 상황이다.

행장 인선과 관련한 이 같은 내부 갈등은 수협은행의 ‘새출범’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서 업계의 우려부터 한 몸에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협은행은 하루빨리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행장 인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제라도 새출범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