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제는 정책 검증의 횃불이다
[데스크 칼럼] 이제는 정책 검증의 횃불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4.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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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건설부동산부장
 

검찰과 특검을 통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 전격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구속에 대한 찬반양론을 떠나 국민 모두에게 우울하고 착잡한 주말이 되었으리라.

사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또 하나의 국민적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다. 사정기관의 수장으로서 그동안 박 정권의 전횡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란 개연성이 높았지만, 특검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는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금 검찰도 더 이상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미룰 수도 방치하기도 어렵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르면 이번 주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 특수본은 지난달 박 전 대통령의 대면 조사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는데, 이는 우 전 수석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우 전 수석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는 등 직권남용 의혹을 받고 있고,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및 가족회사 정강 자금을 유용한 개인 비리 혐의 등이다.

이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는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 검찰 총장이 천명한 대로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가 진행되고,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을 기다려야 할 때다.

이 상황에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검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새 정부가 들어선 후 특검을 설치해도 된다. 현재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

집중해야 할 문제는 경제의 회생 여부다. 북핵문제를 비롯해 사드갈등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 마찰, 미국의 보호무역 확대는 앞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잠재적인 마이너스 요인이다.

최근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한국 경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한편에선 우리 경제의 수출 경쟁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고,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실상 현재 국내 정치와 경제는 혼돈의 카오스와 같은 상황이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국민 여론은 대통령 탄핵 및 구속을 거치면서 간극을 더욱 키우고 있고, 이번 게이트와 연관된 대기업은 총수의 구속 및 수사로 방향타를 잃고 우왕자왕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둬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둘러싼 제도적 보완 문제도 새 정부로 넘기는 것이 옳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과도기를 맞은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절체절명의 시험대 위에 놓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양분했던 보수와 진보의 치열한 갈등을 봉합하고, 악재가 즐비한 위기의 한국경제를 지혜롭게 수습할 수 있는 미래비전을 갖춘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이 모든 시대적 요구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기철학과 미래비전으로 철저히 무장한 새로운 리더를 뽑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선동적 문구로 유권자를 현혹하거나 지역감정에 매달리는 정치인들에겐 마지막 무덤이 돼야 한다.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광장의 촛불이 이번 대선에서는 정책검증의 횃불로 환하게 타올라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알리는 전령사가 돼 줄 것을 믿는다. 

/이영민 건설부동산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