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단일화 정치적 명분과 원칙 있어야
[사설] 대선 단일화 정치적 명분과 원칙 있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7.04.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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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권이 크게 사당(四黨) 체제 대선 일정에 돌입했다.

진보의 더불어 민주당과 정의당, 보수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으로 편성됐다.

이번 주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다. 이변이 없는 한 3일에는 더불어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될 것이고 이어 국민당 안철수 후보도 결정된다.

이미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자유한국당 홍준표 지사가 각당 후보로 선출돼 대선 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대선 윤곽이 사실상 5자 구도로 좁혀지면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1차로 ‘대세론’ 문 전 대표에 맞서 국민당과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이 함께 하는 중도 단일화, 이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재결집이다.

2차로 중도와 보수가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자강론이 강하고 지지율도 급격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현재로서는 3당 체제보다는 4자 구도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지금 대선 판도의 주도권은 야당이 쥐고 있다. 먼저 보수의 결집이다. 후보 단일화든 연대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 후보는 취임 일성으로 ‘우파 대결집’을 호소했다. 따라서 ‘보수 후보 단일화’ 내지 ‘보수·중도 연대’ 움직임이 본격적·공개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 후보는 보수 재건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냐를 판단해야 할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때 결정의 기준은 보수의 결집될 것이다.

다음은 중도와 보수의 단일화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 흡입력이 강해 보인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면 당내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안 전 대표 쪽으로 옮겨가거나, 보수층이 가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대북·안보관에 대한 불안감이 큰 마당에, 보수층이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안 전 대표를 지목하게 되면 대선 가변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보수와 중도의 단일화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촛불 민심에 의해 탄핵을 당한 친박 중심의 당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후보 1인당 500억 원이 넘는 선거 비용 부담은 단일화 논의를 가능케 할 것이다. 대세론 앞에서 승산이 없는 게임이라는 판단이 설 경우 어떤 식이든 각 세력의 이합집산은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가치와 정책의 공유 없이 그냥 누구에게 맞서 보자는 식으로 이뤄지는 단일화는 반대할 것이다.

단일화는 신뢰와 소통, 양보와 합의가 전제된 새 시대 정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논의돼야 할 것이다. 정책 연대 없이 패거리가 모이는 식의 단일화 논의는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이다.

대연정도 좋고 단일화도 좋지만 국민 공감, 국민 감동 없이는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다. 만약 정치적 명분과 원칙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게 될 경우 단일화나 연대의 파괴력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