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에 존재감 묻힐라"…다급한 홍준표
"안풍에 존재감 묻힐라"…다급한 홍준표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4.02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른정당 일각 "洪과 단일화, 명분 실익 없어"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얼치기 좌파", "비열한 짓"이라는 원색적인 어조로 비난을 퍼부었다.

'반문'(반문재인) 대표 주자가 보수당 후보로 선출된 자신이어야 함에도,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문재인 대항마'로 안철수 후보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대위회의에서 "얼치기 좌파나 좌파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얘기하면서 마치 우파 동정표를 가져가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술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지난달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 검토 여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 요구가 있으면 (사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답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안 후보는 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추대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보수 표심 끌어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홍 후보는 이에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런 이야기까지 나오겠느냐"면서 "어르고 뺨치는 것이다. 자기들이 주장해서 탄핵하고 감옥까지 보내놓고 이제 와 사면을 운운하는 것은 우파의 동정표를 노리는 참 비열한 짓"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안 전 대표가 요즘 보수 코스프레로 재미를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며 "과연 이분이 진짜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안철수 견제에 가세했다.

홍 후보와 한국당이 때 아닌 '안철수 두들기기'에 나선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세를 타며 선거구도가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구도로 흘러갈 조짐 때문이다.

반면 홍 후보는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일부 조사에선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유권자 1010명을 상대로 한 조사한 결과(3월31일 발표, 응답률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선관위참고), 홍 후보는 전주 대비 2%p 하락하며 4%에 그쳤다.

홍 후보는 5자 대결에서도 9%에 그치며 10%대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안 후보는 한 주 만에 지지율이 2배가량 폭등한 19%로 문재인 후보에 맞설 확실한 2위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른정당 일각에서는 이처럼 홍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에 실패하자, "차라리 홍 후보와 연대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단순한 보수통합 구도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홍준표와 후보단일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 명분은 물론 실익 모두 잃는 패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대선후보는 4·12 경북 상주 재선거 지원유세에서 "한국당은 지금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후보도 자격이 없는, 굉장히 부끄러운 후보를 뽑았다"며 홍 후보와 한국당을 비난했다.

유 후보는 "바른정당이 한국당으로 돌아가고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그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겠다"고 홍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