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쥔 안철수, 독자노선 언제까지?
칼자루 쥔 안철수, 독자노선 언제까지?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4.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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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구도는 필패"…김종인·유승민과 연대 불가피
"다자구도 돼도 文과 해볼만"…영·호남에서 표 분산
▲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서울·인천 권역 합동 연설회가 끝난 뒤 단상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칼자루를 단단히 쥐었다.

안 후보는 그간 '반문 연대'를 구성할 'N분의 1'로 취급받아왔다. 낮은 지지율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내 '호남 경선 압승'을 계기로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하루아침에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

반문 연대 깃발을 들고 나선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해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극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닌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반문 연대'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4자 구도도 나쁠 게 없다'며 '안철수 변수'를 무시해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없다.

오히려 일부 조사에서는 쪼그라들고 있다.

현재까지 이런 상황만 놓고 보면, 안 후보가 예고한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 대결 구도가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역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에서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의도적으로 국민의당 띄우기는 사실과 달라 좀 지나치다고 생각된다"며 "단순 참여자 숫자를 비교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36만 명 이상이고, 국민의당은 겨우 11만 명이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언론이 (안 후보를) 띄우는 게 아니라 민심이 띄우는 것을 착각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스스로 자신들의 해가 져가는 것을 인지했다"고 비꼬았다.

안 후보는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당분간 그 어떤 연대론에도 응하지 않고 '자강론'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일 신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정치공학적인 연대론으로 좌고우면 하는 것보다 안철수의 힘을 더욱 키워 '문재인에 맞설 유일한 후보는 안철수 뿐'이라는 인식을 여론에 깊이 뿌리박게 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막판으로 갈수록 안 후보가 '연대론'과 '독자노선'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후보가 공언하고 있는 양자대결이 실제 성사되기 위해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보수 진영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승부에 변수가 없을 정도로 미미해야만 가능하다.

야권관계자는 그러나 "범보수진영에서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따로 출마하든 단일화를 해서 출마하든 본선에서 10% 이상 득표한다면, 결국 안철수 후보가 가져 갈 표가 줄어드는 게 아니겠느냐"고 자강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따라서 안 후보가 적어도 선거막판, 합리적 보수 표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김종인 전 대표는 물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쪽과도 단일화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런 식의 전망은 무조건 문재인 후보가 50%를 득표하고, 안철수와 기타 후보들은 남은 50%를 나눠먹을 것이라는  매우 단순한 전제에서 출발한다"며 "5년 전 대선에서 문 후보가 90%를 득표했던 호남에서부터 안 후보와 표가 갈리게 되고, 이런 현상은 영남, 충청 등 전국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자구도로 간다 해도 '문재인 필승론'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듯,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이 다자구도로 흐를 경우, 최악의 경우 30%후반에서 40%초반 득표자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