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임박·ICBM 발사 예고… '일촉즉발'의 4월
北핵실험 임박·ICBM 발사 예고… '일촉즉발'의 4월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4.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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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식의 핵실험 가능성有… 폭발력↑·다중폭발
ICBM 발사시 美 전역 사정권… "핵실험 이상의 의미"
▲ 북한군 전술로켓 발사훈련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임박 조짐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가능성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 ‘자강력’이 한계를 드러내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는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도발에 국제사회는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로 맞서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4월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때로 예상한다. 특히 다음 주 미중 정상회담과 김일성의 105회 출생일인 15일, 북한군 창설기념일인 25일 등이 고비다.

한미 양국군이 이달 말까지 대규모 독수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이 일어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최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북한은 수뇌부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달 28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을 “북한의 3차 핵실험 한 달 전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제기한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 '38노스'가 발표한 지난달 28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정부는 과거와 다른 방식의 핵실험 가능성도 언급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전(前)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의 폭발력을 키운 초기 형태의 수소폭탄 시험이 되거나, 1998년 파키스탄과 같은 다중 핵폭발 시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북한은 한미훈련과 통일부를 연일 비난하며 핵실험 명분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미 군 당국의 특수작전 훈련에 대응해 임의의 시각에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군대의 섬멸적 타격이 가해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반면 핵실험 준비를 일부러 보여주는 듯한 북한의 모습에 외부에 핵실험 신호를 보내 긴장 수위를 끌어올려 놓고 핵실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014년 봄에도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공언하고 준비 정황을 노출하며 긴장을 한껏 고조시켰지만, 결정적 순간에 핵실험 공언에는 ‘시효’가 없다며 뒤로 미룬 바 있다.

▲ 조선중앙TV가 보도한 18일 서해위성발사장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모습.(사진=연합뉴스)
6차 핵실험과 함께 북한이 이달 중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병행하는 도발로 정치·군사적 효과의 극대화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말한 뒤, 이를 입증하듯 지난 19일 신형 ICBM 엔진 연소시험을 공개했다.

ICBM은 많은 부분에서 기존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공유하지만, 대기권 재진입을 통한 지상 표적 타격이 목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밀유도와 재진입과 같은 고도도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은 현재 보유 중인 ICBM인 KN-08과 KN-14를 이동식발사대(TEL)로 쏠 것으로 보인다. 이동식발사대로 쏘는 탄도미사일은 발사 준비 단계를 포착하기 어려워 선제타격이나 요격 등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북한이 이번 ICBM 발사에서 주입 시간이 필요 없는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은 그만큼 커진다.

ICBM은 사거리가 1만㎞ 이상으로 북한에서 발사하면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는 것은 기존의 위협 차원의 도발과는 달리 핵실험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잇달아 감행함으로써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작년에도 1월 6일 핵실험을 한지 한 달 만인 2월 7일 장거리미사일을 쐈다.

이처럼 고조되는 북핵 위기 속에 대통령 공백과 조기 대선으로 정치적 변동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또 한 번 국제사회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