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신규 가계대출 잠정 중단…서민 돈줄 막혀
2금융권 신규 가계대출 잠정 중단…서민 돈줄 막혀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4.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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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에 대부업체도 저신용자 대출 기피
▲ 은행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더이상 대출을 할 수 없게 된 제2금융권이 신규 가계대출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법정 최고금리가 27.9%까지 내려간 대부업체들도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꺼리면서 서민들의 돈줄을 옥죄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은 지난 1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새마을금고도 조만간 집단대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저축은행들도 한국투자나 JT친애, 모아 등 신용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일반 신용대출과 햇살론, 사잇돌 대출 등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OK나 웰컴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아직 대출 잠정 중단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신규 취급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하지 않고 있다. 동부화재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보험업계는 전체적으로 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0∼60% 수준으로 줄이고, 대출 한도를 넘어서면 다음 달로 이월시키고 있다.

이 밖에 캐피탈사들도 가계 신용대출이 많은 캐피탈사 중 일부가 가계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2금융권에서 가계대출 잠정 중단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2금융권의 대출이 크게 늘어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들어가서다.

보험권 분기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5년 4분기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에 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호금융 가계대출 증가액도 2015년 4분기 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7조5000억원으로, 새마을금고는 2015년 4분기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4조7000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올해 1∼2월에만 가계대출이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구체적인 수치까지 주면서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을 증가율을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가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업계별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탈 업체 등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0%를 넘기지 않고, 특히 1분기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대출 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한 탓에 금융당국의 이런 요청이 왔을 때는 이미 지난해 1분기 증가율을 넘어섰거나 근접한 금융기관이 많았다.

결국 금융당국의 요청에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대출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온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매주 대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단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