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후 첫 조사 받는 박근혜… 최순실·이재용과 대질할까
구속 후 첫 조사 받는 박근혜… 최순실·이재용과 대질할까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02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이번 주 초 출장조사 검토… 대질 거부 가능성 커
각각 입장 달라 실효성 의문도… 17일 이전 기소 전망
▲ 구치소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첫 조사가 이번 주 초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공범이나 혐의 관련 핵심 인물들과 대질 조사를 갖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주말 동안 그간의 수사 내용을 검토한 뒤 이번 주 초께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98억원대 뇌물수수 등 13가지 범죄 혐의로 지난달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수용자 번호 '503번'을 달고 3.2평 규모의 독방 생활을 시작했다. 구속 기간은 한 번 연장해 최장 20일까지 가능하다.

검찰은 경호·보안 문제를 고려해 검사와 수사관들이 직접 구치소로 이동해 '출장 조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같은 구치소에 수감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나 이재용 부회장과의 대질 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대면이 불편할 수 있는 이들이 조사를 거부하면 검찰이 조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 이 부회장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인 만큼 세 사람 간의 대질 조사가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뇌물·직권남용 등 각종 범행을 함께 꾸미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뇌물을 제공한 게 아니라 사실상 강요에 따라 금전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는지 몰랐고, 양 재단 출연금의 경우 직접 출연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당사자 간 진술이 일부 엇갈릴 때 대질 조사를 해야 사실관계를 명확히 가리고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박 전 대통령이나 최씨, 이 부회장 모두 사실상 각자 입장만 고수하는 셈이라 대질 조사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오히려 검찰 안팎에서는 만일 대질 조사가 필요하다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나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비서관의 경우가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검찰 조사와 법원 재판에서 주요 혐의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일단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에서 뇌물 혐의에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음 달 19일까지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조사할 수 있다.

법조계는 검찰이 17일 시작하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