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태로 우량 회사채 쏠림 현상 심해졌다
대우조선 사태로 우량 회사채 쏠림 현상 심해졌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29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극화 심각… 회사채 금리차 7년6개월만에 최대로

▲ 금융투자협회.(사진=곽호성 기자)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회사채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대되고 회사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우조선 사태로 우량 회사채 쏠림 현상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적 우려가 있는 항공·건설사들은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끌어 들이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며 한계기업 도산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무보증 3년 우량(AA-) 회사채와 비우량(BBB-) 회사채의 금리격차(스프레드)는 최근 6.200%포인트대로 뛰었다.

이달 13일 격차는 6.210%포인트였다. 2009년 10월 20일(6.210%포인트)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회사채 금리격차는 2012년 9월 웅진 사태 이후 STX, 동양, 동부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웅진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12년 8월 말 5.340%포인트였던 금리격차는 그해 연말 5.510%포인트까지 올랐다. STX 사태가 터지기 이전인 이듬해 5월 말 5.630%포인트까지 올라갔다.

이어서 STX팬오션이 2013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동양사태가 발생하자 금리격차는 그해 말 5.695%포인트까지 늘어났다.

2014년 6월에는 동부사태가 일어났으며 금리격차는 연말 5.846%로 더 커졌다. 2015년 말 5.944%포인트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6.13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렇게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와 회사채 이슈가 주목을 받자 회사채 투자가 우량회사채로 집중되고 있다. 기대 수익이 낮더라도 안전한 등급의 채권을 갖고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발행된 무보증 일반회사채 가운데 신용등급 A 이상이 92.5%를 차지했다. BBB 이하는 7.5%였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 때문에 회사채 투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만기인 대우조선 회사채는 9400억원이다.

다음 달 21일 4400억원, 7월 23일 3000억원, 11월 29일 2000억원이 있다. 내년 3월 19일에는 35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안 찬성을 전제로 2조9000억원을 새로 지원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나 수용 여부는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시장에 관망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우조선 사태를 통해 회사채 투자자 보호장치가 약하다는 점이 부각됨에 따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