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표는 내꺼"…안철수의 학수고대
"안희정 표는 내꺼"…안철수의 학수고대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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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지층 상당수가 안철수로 이동"
"4월 중순 문재인과 10%p 격차 시 역전 가능"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60%의 압승을 거두면서, 문재인·안희정 양자대결을 기대했던 경선 분위기는 일찌감치 문 후보의 완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호남 압승으로 한껏 고무돼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측은 이제 시선을 안희정 후보 쪽으로 돌리고 있다.

민주당 경선 일정이 아직 남았지만 이미 대세는 문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 '안희정 지지층'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안희정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은 상당부분 겹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의 몰락으로 보수진영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 합리적 중도 보수층을 중심으로 상당 표가 안희정, 안철수 후보에게 몰려갔다는 분석이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다.

안희정 후보가 지난 2월 급등세를 보인 것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포기에 따른 보수층 표가 안 후보에게 몰려간 측면이 크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이질적 구호로 캠페인을 펼쳐왔던 안철수 후보 역시 지지기반의 상당수가 보수층이 떠받치고 있다.

▲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송내동 현대제철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하던 중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민주당 호남 경선 뚜껑이 열리기 전 "제발 문재인이 이겨야 한다"고 너스레를 떤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안희정 지지층'을 안철수 후보가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안 후보가 이제껏 공언해 온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의 성사 여부도 판가름 난다는 전망이다.

지난 20일 중앙일보가 전국 유권자 2000명을 상대로 18~19일 양일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중앙여심위 참조), 안희정 지지층의 상당수를 안철수 후보가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희정 후보가 불출마하게 되면 누구를 지지할 거냐'는 질문에 안 후보 지지자의 24.3%가 안철수 후보에게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도 안희정 지지층의 24.1%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당 후보 지지자들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마뜩찮은 결과다.

안철수계 문병호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이 끝나게 되면 문재인 후보가 40% 초반, 또 안철수 후보가 20% 중반 정도 될 것"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확장성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지만 안철수 대표는 확장력이 많기 때문에 대선 후보 등록(4월15~16일)시에는 10% 남짓 차이가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 정도는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