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되는 대선 '3자 구도'
현실화 되는 대선 '3자 구도'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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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문재인, 국민 안철수, 한국 홍준표
막판 '반문 연대' 가능성 희박
"3자 구도는 文 필승"…"그건 두고봐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각 당내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5·9 대선이 '3자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맞붙는 3자 대결이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호남 압승, 안철수의 독자노선에 확신을 주다"

안철수 후보는 줄곧 "이번 대선은 나와 문재인의 싸움"이라며 양자대결을 주문 외듯 말해왔다. 안 후보는 두 차례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예고 홈런'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동시에 일각에서 거론되는 '반문 연대'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 후보는 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은 어차피 이번 대선 국면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기 힘들다고 보고,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전통적 보수층이 문재인을 상대할 현실적 카드로 안철수 자신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4월 초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해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와 같은 10%대에 머물게 된다면 '반문 연대' 후보단일화 이슈는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각당의 경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반문 연대'가 무르익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 후보 주변 인사들은 "대선에서 꼴등을 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안철수 이름 석자를 올릴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만큼 안 후보가 독자노선에 완전히 몸을 실었다는 얘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8일 신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뱉은 말이 많기에 이미 배를 돌리기에도 늦었다"며 "설령 후보단일화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한국당과 손을 잡는 것을 호남이 용인하겠나? 오히려 역풍만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한국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반문연대는 더욱 물건너 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홍준표가 친박 후보가 아니기에 한국당 대선후보가 되면 반문연대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주장이 있는데 턱도 없는 소리"라며 "안철수가 노무현과 세월호를 대놓고 조롱하는 홍준표와 손을 잡으면 둘다 끝장 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도 "3자 대결 마다 않는다"

한국당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안철수에 굳이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바른정당과는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켜 방황하는 보수진영 표를 한쪽으로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홍 지사는 "좌파 진영에서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끝까지 갈 것"이라며 "중도 진영에선 국민의당이 후보를 낸다. 그리고 우파 진영에서 1명이 나와 4자구도가 되면 우파 진영에 결코 불리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좌파 집권을 막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자구도가 패색이 짙은 보수진영에 뜻밖의 결과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문 후보는 '3자 구도' 가능성에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철수나 홍준표 둘 다 계산이 틀렸다"면서 "오히려 보수진영 표가 양쪽으로 적당히 갈라지면서 적당한 패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선은 87년 선거처럼 3자 대결에서 보수진영의 노태우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했던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며 "굳이 비교하자면 2007년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3자 대결 구도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진보진영의 투표 포기 사태를 초래한 지난 2007년 대선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8.7%로 정동영(26.1%), 이회창(15.1%) 후보를 압도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