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대 대선 후보에게 바란다
[사설] 19대 대선 후보에게 바란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3.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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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일 후 치러지는 ‘5·9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확정되거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최종승자로 31일은 자유한국당은 홍준표·이인제·김진태·김관용 후보 가운데 대선주자를 확정한다. 정의당은 이미 심상정 의원을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선출해 놨다.

민주당은 27일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60% 이상 득표함으로써 대세론이 한층 공고해졌고 국민의당 역시 26일 안철수 후보가 호남에서 60%를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 본선 진출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이 가시화되면서 반문(反文·반문재인) 연대와 보수 후보 단일화, 비문(非文) 후보 단일화 등 지금의 대선 구도를 바꾸기 위한 시도가 거론되고 있다.

정치인과 정파, 정당들이 자신에게 득이 되는 선거판을 짜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후보의 독주를 막을 방법만 계산하는 형국이다.

이미 여의동에 사무실을 준비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반문 세력 결집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 당도 여의치 않을 경우 합류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민주당 문 후보가 호남에서 60%지지 얻어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으나 선거인단 내부의 의사일 뿐 호남 유권자 일반의 뜻을 반영한 건 아니라는데 있다. 선거인의 대부분이 ARS 방식으로 투표한 것이어서 ‘떠 있는 여론’이라는 평가에서 기인한 것이다.

호남 민심이 민주당과 국민의 당으로 양분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안철수 후보가 7만 표를 얻어 기염을 토한 국민의당 경선 방식은 호남의 일반 유권자 10만 명이 직접 투표소에 가서 손으로 찍은 수치다. 민주당의 ARS 방식에 비해 충성도 높은 밑바닥 민심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안철수 후보가 이른바 ‘비문 후보단일화’와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보수 정당의 선두주자인 자유한국당 홍 지사와 바른정당 유 후보가 연대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리더십과 국내외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을 가진 후보가 당선돼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도 조기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후보가 난립하고 네거티브 공방까지 가세하면서 대선주자들의 국정운영 역량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앞에는 안보·경제 과제가 그야말로 산적해 있다. 북한 핵위협과 한반도 주변 4강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지, 가계부채·청년실업·대우조선 구조조정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국민은 궁금해하고 있다.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은 기본수당·토지배당·군복부기간 단축과 같은 섣부른 포퓰리즘 공약을 마구 쏟아낼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 경제와 외교·안보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우선 설명하는 게 최선이자 최고의 득표 전략임을 깨달아야 된다.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를 가지고 자당 중심으로 표심을 읽을 것이 아니다. 경선이 흥행이라고 자축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고 있는 침묵하는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아쉬워하고 걱정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런 유권자의 심정을 헤아린 뒤 정치적 노선과 비전, 정책 등에서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찾게 된다면 연대와 단일화를 모색해도 좋을 것이다. 중도와 보수 연대론도 그래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