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 난항 여전
금호타이어 채권단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 난항 여전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3.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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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보고 허용여부 재논의"… 공 넘겨받은 박삼구 회장 '반발'

금호타이어 매각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손에 의해 결정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조건부로 수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박 회장 측에 공을 넘긴 것이다.

그러나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의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DB산업은행은 28일 주주협의회에서 부의안 안건 2건 중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한 안건이 가결됐다고 28일 밝혔다. 다만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구안은 부결됐다.

채권단은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컨소시엄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산업은행으로서는 한발 물러난 셈이다. 박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에 대해 재논의 등을 통해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잠시나마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특히 채권단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방안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체적인 재무구조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은 박 회장 측이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기 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내 컨소시엄 구성안을 마련할 경우 산업은행은 이를 근거로 한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박 회장의 요구대로 주주협의회에 안건을 부의했음에도 박 회장 측은 매각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컨소시엄 구성안을 채권단에 제출할지는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은의 발표 이후 즉각 반발 입장을 내놨다.

금호아시아나는 "컨소시엄 불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산은이 3월 22일 뒤늦게 주주협의회에 안건을 상정했고, 이날 컨소시엄 허용을 부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시키고, 한편으로는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고 이율배반적인 결정을 했다"며 "이는 이해할 수 없으며 검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도 채권단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와 별개로 금호타이어 매각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채권단에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내더라도 채권단이 불허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한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허용할 경우 더블스타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입찰이 진행될 당시 더블스타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에 대해 문의하자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더블스타에 보낸바 있다.

이밖에 정치권과 금호타이어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야당 정치인들은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아예 더블스타와 박 회장 양측 모두에 반대하며 이날 오후 산업은행을 방문해 매각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의 관심은 더블스타냐 박삼구 회장이냐가 아니라 금호타이어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다"며 "금호타이어가 불안정하면 채권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현재 1조3000억원가량이다. 채권단이 이번에 금호타이어의 지분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를 팔더라도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일이 여전히 남는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