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3구역 시공비 '논란'...GS건설, 고도의 눈속임?
흑석3구역 시공비 '논란'...GS건설, 고도의 눈속임?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27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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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단가·연면적 모두 증가 '기존比 48% 대폭↑'
전문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늘리기 많아" 지적

▲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253-89번지 일대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부지 전경.(사진=천동환 기자)
서울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를 둘러싸고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원들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조합원들은 아파트 세대수 증가에 따른 공사비 인상 과정에 눈속임 장치가 작동했다며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평당단가와 연면적이 크게 늘면서 기존 보다 공사비가 48%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설사 부당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있더라도 조합원들이 자금력과 전문성을 가진 시공사를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253-89번지 일대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일부 조합원들로 구성된 우리재산지킴이(이하 지킴이)는 해당 사업의 공사비가 부당하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내달 15일 관리처분계획수립 총회를 앞두고 있는 이 조합은 지난 2010년 11월 시공사인 GS건설과 3.3058㎡당(이하 평당) 375만3000원의 공사비로 가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건설할 아파트의 소형세대수 비중을 높이면서 총 세대수도 기존 1530가구에서 1772가구로 242세대 늘리기로 했다. 연면적도 세대수가 늘어남에 따른 증가와 최초 설계도면 오류 등으로 인해 기존 7만2836평에서 9만4514평으로 30%(2만1678평) 늘어났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조합에 최종 연면적 기준 평당 66만4797원(법규변경에 따른 상승분 등 기타 내역 포함)이 증가한다는 공사비 변동 내역을 제출했고, 총 34차례의 협상을 거쳐 지난해 3월 평당 427만4000원의 공사비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평당단가 인상과 연면적 증가로 총 공사비는 기존 2734억원에서 본계약 기준 4040억원으로 48%(1306억원)나 증가했다.

▲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가계약 및 본계약에 따른 총 공사비 변화.(자료=조합/지킴이)
이와 관련해 지킴이는 1300억원대의 공사비가 늘어나는 과정에 GS건설의 눈속임 장치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연면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실상 기존 평당단가에 추가 평당단가를 합산하는 방법이 잘 못 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 연면적(7만2836평)을 기준으로 산출됐던 평당단가까지 최종 연면적(9만4514평)에 그대로 곱해져 면적이 늘어나도 변하지 않는 철거비 등이 불필요하게 증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면적의 증가분 중 약 90%를 지하층이 차지하고 있어 기존에 산출된 지상층 공사비나 조경비 등을 최종 연면적에 곱하는 것은 전형적인 공사비 부풀리기라고 강조했다.

반면, GS건설과 조합측은 지킴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를 펴고 있다며, 공사비 산정은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공사비는 이미 조합측과 34회에 걸친 협상을 통해 협의가 끝난 것"이라며 "공사비와 관련해선 조합장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조합장에게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강용구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조합장도 "어떤 시공사도 지킴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하는 곳은 없다"며 "조합에서도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협상단을 구성해 협상했고, 조합원 70% 이상 동의로 계약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흑석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감도.(자료=신아일보DB)
한편, 전문가들은 조합원들이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 불만을 가지더라도 실제 협상에서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의 A건축사 사무소 전무는 "건설사들이 처음에는 대략적인 입찰가능 금액으로 들어갔다가 설계변경 등을 통해 공사비를 늘리는 경우가 적잖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건설회사가 초기 사업비를 지원하는 조합사업의 구조상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