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9명 이름 모두 부를수 있길"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9명 이름 모두 부를수 있길"
  • 조규대 기자
  • 승인 2017.03.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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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에 감사·희생 잠수사·소방관들에 죄송해"
▲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나서 맞은 첫 주말인 2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에서 열린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예술인 공연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75일째인 25일.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뭍으로의 '항해'를 앞둔 세월호를 바라보며 웃다가 울기를 반복했다.

이들은 세월호 선체 인양과 반잠수선 선적 작업을 지켜보고 이날 낮 12시 30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선착장에 사흘만에 도착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22일 '이제는 유가족이 되게 해달라'며 선체 인양 성공을 기원하며 무궁화2호에 올라 인양작업이 이뤄지는 해역으로 출발했다.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배가 돌아오는 날 하늘도 울어서 비가 왔다"고 울먹였다.

이씨는 이내 기운을 내서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모두 부를 수 있게 마지막 한 명까지 최선을 다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정부가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인양 현장 바다 위를 떠나기 전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인양 완료'는 배를 뭍(목포신항)으로 올리고 단 한명도 실종자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도록 9명 모두 찾아 가족의 품에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큰 산을 하나 넘게 돼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 함께 아파해온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 인양 관계자, 그리고 전국민께 감사드린다. 희생되신 잠수사, 소방관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이제서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도 선체 인양·선적 성공 소식을 반기면서도 슬픔에 잠겼다. 추모객들은 난간에 걸린 추도 현수막과 추모 타일을 천천히 읽거나 묵념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신아일보] 조규대 기자 gdj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