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도로 새누리당?"…바른정당의 굴욕
"결국 도로 새누리당?"…바른정당의 굴욕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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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중 단일화 논의…김무성 월권 논란
미동도 없는 유승민·남경필 바닥지지율
▲ 바른정당 대선 경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 김무성 의원과 함께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친박 청산', '참보수'를 외치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깨고 나온 바른정당이 한국당과의 대선후보 단일화는 물론, 합당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깨고 나온 지 석 달, 바른정당 창당 두 달 만에 사실상 새누리당으로 원대 복귀하는 '굴욕'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바른정당의 '도로 새누리당' 시도는 새누리당 분당을 주도했던 김무성 의원이 총대를 메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지난 14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두 당의 대선후보 단일화와 당 대 당 통합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 속에 한국당과 바른정당이라는 두 보수정당이 각자 후보를 낼 경우, 필패는 자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은 특히 대선 전 합당은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판단, 우선 대선후보 단일화부터 시도하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한국당과의 후보단일화에 성공하게 되면, 곧이어 국민의당과도 후보단일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와 적극 힘을 합쳐 본격적인 '반문 연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 대선 후보경선이 한창인 상황에서 대선주자들도 모르는 한국당과의 후보단일화 시도에 유승민, 남경필 후보는 황당하면서도 굴욕적이라는 반응이다.

비록 김 의원이 바른정당의 대주주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후보단일화를 밀실에서 논의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경선 도중에 상대당 유력 후보와 만나 후보단일화를 논의했다는 점이 자당 대선후보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예견된 굴욕'이기도 하다.

유승민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면 자신의 지지율도 재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지만,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보름이 다 돼 가지만 지지율은 미동도 없는 상태다.

오히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 황 대행 지지표는 홍준표 지사에게 몰려갔다.

심지어 유 의원은 민주당 안희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보다도 '황교안 지지표'를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바른정당과 한국당이 후보단일화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럴 거면 새누리당은 왜 깨고 나왔냐"는 비아냥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