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제주 부동산 호황기…조정국면 '돌입'
'막 내린' 제주 부동산 호황기…조정국면 '돌입'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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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급등 피로감·중국 사드보복 여파 주택시장 '급랭'
현지 업계 "단기에 끝날 일 아냐, 아파트값 하락" 전망

▲ (자료사진=신아일보DB)
최근 몇 년 전국 최고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이며 호황기를 누려왔던 제주도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돌입했다. 가격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까지 겹치며 머지않아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의 이번주(20일 기준) 아파트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지난 1월 마지막주부터 7주 연속 보합에 이은 소폭 상승이다. 최근 몇 년 급격한 아파트값 상승을 보여오던 제주 주택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한 순간 얼어붙었다.

혁신도시와 제2공항 신설 등 개발호재와 중국인 상업투자 등의 영향과 함께 2년여간 이어진 가격상승 피로감과 겨울철 계절적 비수기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들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국인 관광 및 투자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제주 아파트값은 지난 2015년 전년대비 13.7%나 오르며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승률은 7.2%로 낮아졌지만 이 역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작년 상반기 5.2% 상승에서 하반기 1.9% 상승으로 상승폭 자체는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5년 고점을 찍은 후 점점 오름세가 가라앉고 있는 추세다.

작년 하반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11.3부동산대책으로인해 서울을 포함한 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제주는 단기적으로 오히려 상승세가 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1.3대책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피해가면서 대체투자 지역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호황기와 정책적 규제 시기를 호재로 활용하며 몸값을 높여 온 제주 아파트들이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지금의 위축이 일시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원 제주지사 관계자는 "몇 년간 제주도의 집값이 급증하면서 최근 가격조정 국면에 들어선 측면이 강한데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며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지금의 분위기가 장기화 돼 결과적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