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물의 날'을 맞이하며
[독자투고] '물의 날'을 맞이하며
  • 신아일보
  • 승인 2017.03.2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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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부석사 원우 주지 스님
 

사람은 음식물을 먹지않고는 이십여 일을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고는 칠일을 살기 힘들다고 한다.

사람에게 있어 물은 곧 생명인 존재이다. 우리 몸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능 이외에도 물은 생색내지 않는 기능들이 많이 있다.
 
첫째가 세상의 더러움을 수용해서 정화하는 기능일 것이다. 물이 있어 우리는 더러움을 씻을 수 있다. 사람의 몸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이 더러워지면 우리는 물로 씻어 더러움을 다시 정화한다.
 
둘째는 순리대로 흘러가는 성질이다. 끊임없이 이동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안되면 기다릴 줄 안다. 잠시 누군가에 기대어 머물기도 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장애물을 이길만큼 세력이 커지길 기다린다.
 
이런 물의 성질 때문에 우리는 비가 오지 않는 가뭄에도 물을 쓸 수 있다.
 
셋째는 아무리 더러워져도 물은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아무리 더러워진 물일지라도 기화되어 공기중으로 날아갈 때는 순수한 물만이 날아가기 때문에 스스로를 정화하게 된다.
 
넷째 인간의 배설욕을 해결하게 해준다. 현대문명인에게만 해당 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물 없이는 우리는 대소사를 해결하지 못하는 문화속에 살고 있다.
 
다섯째 생명의 모태이다. 생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물은 필수이다. 물이 없는 곳은 생명이 있을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과 덕을 지닌 소중한 물이 최근에는 부족한 곳이 태반이다.
 
과연 지구상에 물이 부족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구상의 대부분은 물인 바다로 되어 있다. 물이 부족할 수가 없는 곳이 지구이다. 다만 편차가 심하고 물의 성질에 역행하는 삶을 사람들이 살기 때문이다.
 
물부족의 상당한 부분은 물의 성질을 무시하거나 사람의 지나친 욕망에 근거한다. 따라서 해결법은 물이 성질에 맞게 물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인간의 욕망을 자제하는 것일 것이다.
 
물의 날을 맞아 내 욕망을 다시 들여다 볼 일이다.
 
/충남 서산 부석사 원우 주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