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vs안희정, '호남 전면전' 돌입
문재인vs안희정, '호남 전면전' 돌입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2 1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희정 "문재인, 질리고 정 떨어지게 해"
문재인 "네거티브 말라…적폐세력과 싸워야"
27일 호남 경선 앞두고 네거티브전 불사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안희정 두 후보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호남권 순회투표를 앞두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안 후보는 오는 27일 광주에서 있을 첫 순회투표에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남은 순회 경선에서 사실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문 후보는 과반 득표를 자신하면서도, '전두환 표창', '부산 대통령' 논란 등 호남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악재 출현에 찜찜한 표정이다.
 
안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와 문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라는 제하의 글을 남겼다. 그는 "자신에게는 관대, 타인에게는 냉정,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는 끊임없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서 결국 교묘히 공격했다"면서 "(반면)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마타도어이며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재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부치고, 심지어 아무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며 "분명 그 전두환 표창 발언 장면에 불쾌감, 황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결론적으로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며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 나아가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것 아닐까?"라고 문 후보가 이대로 집권해봤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후보는 이어 전북을 방문해선 '문 후보 아들의 채용 논란'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국민과 언론인의 의문이 다 네거티브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떤 문제제기든 답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더욱 거칠게 몰아쳤다.
 
전날까지만 해도 안희정 캠프는 '전두환 표창' 논란에 대해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며 확전 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안 후보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서면서 캠프 전체가 전면전 모드로 전환했다.  
 
안희정 캠프의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장군의 표창장 발언'은 네거티브가 아니다"라며 "만약 '전두환 장군의 표창장'을 네거티브로 본다면 그것은 5·18로 인해 상처받은 광주의 마음을 아직도 이해못한 것"이라고 문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든 후보 주변 인물이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는 당부를 다시 한 번 드리겠다"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우리 내부적으로 균열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상대해야 할 세력은 적폐세력과 부패특권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세력과 구조를 우리가 이겨내고 깨기 위해서는 우리끼리 한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안 후보의 비판을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동시에, 안 후보의 간판 공약인 '대연정'에 또다시 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측은 "일단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보자"는 차원에서, 안 후보와 함께 '문재인 두들기기'에 가세했다. 
 
이재명 캠프 제윤경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의 지적을 무조건 네거티브로만 모는 것은 굉장히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 대변인은 "안 지사가 페이스북에 '질리게 한다'는 표현을 거침없이 썼다. 상당수 경쟁자가 문 후보와 경쟁하다가 돌아서서 비슷한 말들을 한다"며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원이 조금만 반대 의견을 제시해도 '리스트'를 유포하고 수천 통 문자와 입에 담기 어려운 후원금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고 비난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유승희 의원은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정당한 검증을 훼방하거나 국민 알권리를 사전 차단하는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던 폐단"이라며 "정당한 문제제기를 네거티브로 덮어씌우는 것은 검증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굉장히 치졸한 행태"라고 몰아쳤다. 
 
한편 문 후보측은 이날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소속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전날 신 구청장이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라는 글과 '놈현·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채팅방에 올렸다고 밝혀 논란이 불거졌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