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회담 대표, 대선주자 잇단 접촉 '왜?'
美 6자회담 대표, 대선주자 잇단 접촉 '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3.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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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문 등 만나… 트럼프 행정부 탐색전?
우리 정부와 상의 없어 '외교적 결례' 지적도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왼쪽 시계방향 둘째)가 21일 오전 서울 한 식당에서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오른쪽 둘째)와 북핵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안희정 캠프 제공)
방한 중인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가 국내 대선주자들을 잇따라 접촉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북한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정세가 예민한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셉 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2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외교안보분야 자문그룹인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대사와 서훈 전 국가정보원 제3차장과 만났다.

서 전 차장은 이날 만남과 관련 "북한의 최근 도발적 행동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북한 비핵화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부분 역시 공감했다"고 말했다.

서 전 차장은 또 "이와 함께 북핵 대화의 문은 열려있고 다만 언제 시작하느냐는 북한의 태도와 한미간 협의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조셉 윤 대표는 앞서 21일에는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민주당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잇따라 만났다.

유 의원은 부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쪽(조셉 윤)에서 비공개 면담을 요청해서 1시간 정도 (얘기를)했다"며 "동북아 정세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주로 외교안보 쪽의 이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 강훈식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요청 과정은 모르겠지만 안 지사가 직접 만나는 것이 도리고 그게 캠프 측 판단이었다"며 "외교 관례 상 현재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급박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후보가 직접 만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셉 윤 대표가 대선주자들과 접촉한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대선주자 진영의 대미·대북 정책을 탐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대선 유력주자인 문 전 대표의 경우 사드배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는 등 차기 정권의 외교 방향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주변국이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이 우리 외교부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셉 윤 대표는 23일 출국 전까지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시민사회 관계자들을 만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북핵·북한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한국 내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