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와주기를..." 인양 기다리며 눈물짓는 세월호 유족들
"하늘이 도와주기를..." 인양 기다리며 눈물짓는 세월호 유족들
  • 조규대 기자
  • 승인 2017.03.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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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인양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작년 세월호 선수들기에 성공했던 날이 생각납니다. 다림질한 것처럼 바다가 잔잔했어요. 오늘도 그날처럼 하늘이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침몰 1072일째인 22일, 희생자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전남 진도 사고해역에서 세월호 시험 인양 과정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차가운 바닷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얼마나 돌아오고 싶을까요. 그 바닷속에서.."라며 눈물을 흘렸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배가 올라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날씨가 조금 더 잠잠했으면 한다"며 미수습자 9명(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고창석·양승진·권재근·권혁규·이영숙)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정부가 이날 첫 선체 시험 인양에 나서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새벽부터 진도 사고해역을 찾아 인양 작업을 지켜봤다. 이들은 하루 종일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갑판에 서서 해양수산부의 시험인양 결과와 본인양 돌입 여부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이따금씩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오전에 바람에 거셀 때는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가 발을 동동 굴렀으며, 한낮 들어 구름에 가렸던 해가 모습을 드러낼 때는 가족들의 얼굴에도 희망의 빛이 돌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바닷속에서 목포신항으로 올라오고 가족을 찾을 때 인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이 순조롭게 이뤄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주시면 인양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하루 빨리 세월호가 인양돼 미수습자를 찾고 선체조사를 통한 확실한 진실규명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다른 세월호 유가족들도 "미수습자 가족들이 어제 밤부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기를 기다렸다"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빌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진도/조규대 기자 gdj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