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케팅의 승리' G6, LG전자의 승부는 지금부터
[기자수첩] '마케팅의 승리' G6, LG전자의 승부는 지금부터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3.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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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분야에서 연이어 쓴 맛을 본 LG전자에게 있어 이번에 출시된 G6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MC사업본부가 1조3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낼 만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내부적으로도 "이 정도 적자라면 일반 기업체는 부도를 맞아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라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니 내부적인 상황을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G6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예약 판매에서 나흘 만에 4만대를 돌파했고, 한 시장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3월 둘째 주(9~15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LG유플러스에서 개통된 G6였다. 전작인 G5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적자 규모가 46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할 만큼 LG전자에게 있어 G6는 '한 줄기 희망'인 셈이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재 G6의 흥행은 순수한 제품성이라기보다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이후 지금까지 프리미엄 폰은 출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누적된 수요가 G6에 몰렸고, 갤럭시S8보다 한달 남짓 제품을 먼저 출시하며 선점 효과를 누렸기 때문에 가능한 성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테면 G6의 초반 흥행은 '제품의 승리'라기보다 '마케팅의 승리'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갤럭시S8은 오는 30일 공개된다. G6와 갤럭시S8은 특정적인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대화면을 지향하는 '풀 비전'과 '인피니티'가 그렇고,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빅스비'가 그렇다.

LG전자에 있어 시장 상황에 기대지 않고 제품성으로 이 같은 흥행을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G6의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