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유난히 더위타고 땀 흘리는 당신, 혹시 '갑상선기능항진증'?
[기고칼럼] 유난히 더위타고 땀 흘리는 당신, 혹시 '갑상선기능항진증'?
  • 신아일보
  • 승인 2017.03.21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기현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날씨가 더워지면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려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여성들은 충분히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더위를 심하게 타는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목 앞부분의 가장 돌출된 부위인 후두와 아래쪽 기관 사이에 위치한 갑상선은 요오드를 포함하는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하여 저장하였다가 분비하는 곳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의 대사과정을 촉진, 모든 세포에서 에너지와 열의 생산을 담당하고 체온 조절을 관여한다. 이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 바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질환은 어느 연령이나 성별에도 발생 가능하지만 특히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질환의 유병률은 질환별로 차이가 있으며 기능항진증의 경우 여성이 3~8배 더 발생한다.

갑상선질환이 여성에게 더욱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일부 면역조절 유전자, 기타 호르몬분비 등과의 관련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예후는 양호하다.

대부분 환자가 1~7번의 증상을 느끼지만 다른 증상은 거의 없이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는 처음에는 피부가 가려워서 피부과 전문의를 찾기도 하고 설사 때문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기도 한다.  노인에서 발생한 경우는 위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보다는 심부전과 부정맥 질환이 더 흔하게 발생한다.

환자의 증상과 안구돌출과 갑상선비대 같은 이학적 소견으로 질환을 의심하며 혈액에서 갑상선호르몬 농도와 갑상선 자가항체들의 유무를 측정하여 진단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요오드나 테크네슘제제)를 경구 또는 정맥주사한 후 갑상선 동위원소촬영을 통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을수도 있다.

각종 갑상선염에 의해서도 일시적인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생할수 있고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과는 발병기전 및 치료가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호전과 악화(재발)를 반복하며 대개 만성 경과를 취한다. 현재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방법으로는 항갑상선제, 수술, 방사성 요오드 요법의 세 가지가 이용되고 있는데, 각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마다 이를 고려하여 선택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료경향은 항갑상선제를 12~24개월 투여하여 관해상태(약을 끊고도 갑상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유도한다.

관해상태로 지내던 환자의 증세가 반복해서 재발하거나 오랜 기간 고용량의 항갑상선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 및 약물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병의 초기에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단백질, 당질, 무기질, 비타민B 복합체 등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여 갑상선기능이 정상화 되면 곧바로 이전 체중을 회복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적절한 식이조절과 운동이 추천된다. 특히 배변 횟수가 잦아질 수도 있으므로 장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기현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