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찰, 한국 근로자들에 불시검문 “사드 찬반 답해라”
中경찰, 한국 근로자들에 불시검문 “사드 찬반 답해라”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3.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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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에 사드 반대 강요… 한글 간판 내리라 요구도
▲ 베이징의 롯데마트 밖에 경찰차가 서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규제와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피해 우려에 사드 반대 의사를 밝히고 한글 간판을 내리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 중국, 자국내 한국기업에 사드 반대 강요

중국 정부는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사드 반대를 사실상 강요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 있는 한국기업 가방 공장에 최근 중국 공안이 갑자기 찾아와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답변을 카메라로 촬영해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공안당국은 최근 한국인 불법 체류와 불법 취업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광둥성 광저우와 선전시 등의 한국인 거주 주택가와 식당가 등에서 집중적으로 불심 검문이 이뤄지고 있다.

랴오닝성 선양 지역소방대는 최근 한국 비철금속 제조업체를 불시 소방점검하고 공장 담당자 소방국 출두와 불법건축물 철거, 한국인 직원 신원 확인 등을 요구했다.

지난 주말에는 한 화장품 수출 기업 임직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사가 사드와 무관하다는 것을 중국 현지 거래처에 증명해야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증샷’을 찍기 위해 시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국이 대놓고 우리 내부 분란을 조장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그렇게 나오면 우리 중소기업은 끌려갈 수밖에 없는데 우리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국 당국 “한글 간판 걸지마”

중국 내 반한 감정을 이유로 중국 당국이 한글 간판을 내리기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엔 강제로 간판을 떼게 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최근 한 현지 기업에 한글로 회사 이름을 적은 LED(발광다이오드) 옥상 간판을 내리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회사 측은 결국 한국기업이라는 티를 내지 말라는 제재로 받아들이고 간판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