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근의 고백…"부산 대통령 만들자"
문재인 측근의 고백…"부산 대통령 만들자"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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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둔 광주 경선…文측 '악재될라' 전전긍긍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오른쪽)가 19일 오후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부산 선거대책위원회(시민통합캠프) 구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오거돈 동명대 총장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캠프의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 대통령"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있다.

문 전 대표측은 '전두환 표창'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 대통령' 발언까지 터져나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광주 경선에 악재로 작용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오거돈 전 장관은 19일 문 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발족식에서 "이제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문제의 '부산 대통령' 발언을 했다.

오 전 장관은 이어 "우리 부산이 만들어낼 부산 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화합을 만들어 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캠프의 정성호 총괄선대본부장은 20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역주의의 망령을 되살려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문재인 후보도 참석한 자리였으나 오 위원장의 발언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며 "이런 발언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도 아니고 우리 당 대선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서도 "적폐청산 세력과도 손 잡는 것, 지역주의의 망령을 되살려내는 건 개혁이 길이 아니다"라며 "안희정 후보의 적폐청산 세력과의 대연정이나 문 후보의 기득권세력과의 기득권 연정은 표현만 다른 쌍둥이"라고 힐난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요청하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고질적인 지역감정 조장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표는 오 총장의 발언을 만류하고 부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을 뿐"이라며 "국민의당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오거돈 총장과 문재인 대표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문 전 대표를 힐난했다.

비록 문 전 대표가 직접적으로 '부산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과거 본인도 비슷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신항 및 북항재개발 등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만큼 부산에 신경을 쓰고 지원을 했는데 시민들의 귀속감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호남에서는 해당 발언을 빌미로 문 전 대표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나타내는 소재로 삼고 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