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장·고용에서 한국 역전…금리도 연내 뒤집히나
미국 성장·고용에서 한국 역전…금리도 연내 뒤집히나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3.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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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韓 2월 실업률 5.0%…16년만에 美 추월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재닛 옐런 의장.(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한국을 앞지르는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한국과 미국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마저 연내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0.5%로 0.4%에 그친 한국을 2개 분기 연속 앞질렀다.

앞서 3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0.6%로 0.9%를 기록한 미국에 5분기 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미국이 2개 분기 연속 한국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14년 3분기와 4분기에 이어 2년 만이다.

미국은 2014년 3분기 1.2%, 4분기 0.6%의 성장률을 기록해 각각 0.7%와 0.3%에 그친 한국보다 성장폭이 컸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금리 인상에서 알 수 있듯 미국 경제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투자도 증대되는 모습이다. 물가는 중기적으로 2%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소비 등 내수에 발목을 잡힌 한국과 대비된다.

실제 OECD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3%, 내년 3.0%로 제시했다. 한국은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망 당시보다 미국은 성장 호조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은 각종 악재가 겹치고 있어 당장 올해 연간 성장률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GDP 세계 1위인 미국보다 연간 성장률이 낮아지면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한 1998년(한국 -5.5%, 미국 4.4%) 이후 19년 만이 된다.

세계은행(WB) 집계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7조9470억 달러로 단연 세계 1위였다. 한국은 1조3779억달러로 11위를 차지해 미국과 10배 이상의 격차가 났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한국의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5.0%로 미국(4.9%)을 추월했다. 한국의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진 것은 2001년 3월 미국 4.5%, 한국 5.1%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취업자 감소, 청년취업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은 견고한 고용 개선이 이뤄지면서 실업률만 놓고 보면 완전고용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 간 경제지표 뒤바뀜은 하반기 정책금리 역전으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오른 연 0.75∼1.00%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25%)와의 격차가 불과 0.25%포인트로 준 것이다.

연준이 시장의 전망대로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2007년 8월 이후 10여년 만에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게 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우려하는 것과 달리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추가 인상 예고된 미국 금리, 자본유출보다는 시중금리 상승 압력' 보고서에서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예상되면서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지만, 금융시장 및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정도의 대규모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