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진돗개' 운명은… "분양 재고"vs"혈통 보존"
'청와대 진돗개' 운명은… "분양 재고"vs"혈통 보존"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3.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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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반려동물로서 가정으로 입양돼야한다"
혈통보존협회 "정치는 정치일뿐…혈통 보존 임무 충실"
▲ (사진=박근혜 전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저에 두고 간 진돗개 9마리 가운데 일부를 '혈통 보존단체'에 분양한 것을 두고 동물보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한국진도개혈통보존협회 측은 우수 진돗개 혈통을 보존한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뿐이라며 개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 영리단체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이 남기고 간 진돗개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와 동물보호유관단체협의회,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생명체학대방지포럼,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17일 성명을 내고 진돗개들의 분양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진돗개들이 학대당하고 방치당하고 유기되고 있으며 도축장으로 가 개고기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며 "또한 진돗개들의 혈통 보존 방식은 비인도적이며 철저하게 상업적 가치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와서 진돗개의 혈통을 보존하겠다고 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려견인 진돗개'라는 일종의 '퍼스트 독 프리미엄'을 붙여 향후 지속적인 번식을 시키고 상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통령이 되기 전 유기견 입양을 공약하고선 한 마리도 입양하지 않더니 오히려 퇴임 후 무려 9마리의 유기견을 만들고, 이제는 그보다 더 나쁜 번식용 개들로 살아가게 하겠다는 발상은 나빠도 너무 나쁘다"고 공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주인 없이 남은 진돗개들이 반려동물로서 가정으로 입양돼 행복하게 산책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진돗개혈통보존협회 관계자는 "청와대 진돗개 처리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청와대와 접촉해 분양 문제를 논의해왔다"며 진돗개 처리 문제로 비판받는 상황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4마리는 경기 광주시의 종견장에서 지내고 있다"면서 "이들 진돗개를 절대 재분양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우리는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의 혈통 보존을 위해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운영한하는 협회지 개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 영리단체가 아니다"며 "정치는 정치고 우린 우수 진돗개 혈통을 보존한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뿐"이라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에는 지난 2013년 4월 30일 박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로 정식 등록된 진돗개 새롬, 희망이와 그 사이에서 지난 1월 태어난 새끼 7마리(수컷 2마리, 암컷 5마리)가 있었다.

이 가운데 새롬이와 희망이, 새끼 2마리 등 총 4마리는 이미 '한국진도개혈통보존협회'의 종견장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강아지들도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