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에 우편물 폭탄… 프랑스 테러 다시 고개드나
총기난사에 우편물 폭탄… 프랑스 테러 다시 고개드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3.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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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총기난사 사건과 폭발물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015∼2016년 잇따른 테러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던 프랑스 당국은 한동안 잠잠했던 테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긴장감에 휩싸였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부 알프마리팀주(州) 그라스시(市)의 알렉시스 드토크빌 고교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17세 학생이 구내식당 등에서 총을 꺼내 난사했다. 

용의자가 구내식당에 들어서서 총을 꺼냈고 놀란 학생들은 테이블 아래 몸을 숨기거나 비상구로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등 학교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이로 인해 학생 3명과 교장이 총상을 입었다. 현재까지 이들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 가운데 1명은 아직 퇴원하지 못한 상태다.

한 학생은 BFM TV와 인터뷰에서 “총소리가 나자 학생들이 완전 공황상태에 빠졌다”면서 용의자에 대해서는 “평소 유순하고 눈에 잘 안 띄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소총 1정과 권총 2정, 그리고 수류탄 2개를 갖고 있었다. 수류탄은 모형일 가능성이 있지만, 용의자의 가방에서 자체 제조한 폭발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평소에 불안정하고 총기에 매료돼 있던 학생으로서, 그의 SNS에는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 콤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에 대한 사진과 영상 등이 다수 올라와 있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학급 친구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용의자가 벌인 것으로 보고, 테러일 가능성은 배제했다.

사건 직후 그라스시(市)는 관내 학교들을 모두 폐쇄하고, 프랑스 정부는 전국에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낮 파리 도심에서는 폭발물이 담긴 우편물이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파리 중심가 개선문 인근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사무소에서 여성 직원이 우편물을 개봉하다가 폭발물이 터져 얼굴과 손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프랑스 당국은 군대와 경찰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하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미셸 카도 파리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집에서 만든 폭발물 같다”면서 최근 며칠 간 협박전화가 있었지만 이날 폭발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사건은 (전날) 베를린에서 발생한 ‘불의 음모단’ 사건과 유사하다”며 “우리는 국제적인 조사를 통해 사건의 배후를 밝혀낼 것” 라고 강조했다.

‘불의 음모단’은 전날 독일 재무부 청사에서 발생한 우편물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로, 그리스 국민들은 자국에 혹독한 구제금융 조치를 밀어붙인 독일 및 EU(유럽연합), 그리고 IMF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독일 테러 때와는 달리, 파리 IMF사무소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