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삼성-LG, 이번엔 전장사업서 '빅매치'
'숙적' 삼성-LG, 이번엔 전장사업서 '빅매치'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3.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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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첫 진출 LG와 글로벌 업체 '하만' 품에 안은 삼성
연구원 자살, 총수 구속 등 악재 있어 쉽지 않은 행보 보일 듯

'숙적' 삼성과 LG가 이번에는 전장사업에서 빅 매치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2005년 처음 이 분야에 진출한 LG전자는 물론 최근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드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장사업 영역 넓히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차량 내 전자ㆍIT 부품을 생산하는 이 사업은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발전으로 2020년 시장규모가 3033억달러(약 347조4300억원)로 전망될 만큼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HE사업부 뛰어넘은 VC사업부 'LG전자' vs 세계 최고 '하만' 인수한 '삼성전자'

전장 사업에 먼저 발을 내딛은 기업은 LG전자다. 

현재 LG전자 전장사업 담당 VC사업부 인력은 4350명으로 HE사업부(TV사업 담당) 4336명보다 규모가 크다. 매출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부 올해 매출액은 3조9000억원으로 예측된다"며 "이듬해 23.7% 증가한 4조8500억원 매출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3분기 LG전자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22% 점유하며 선도기업 위치에 있고 미국 GM의 전기차 '볼트'에 구동모터, 인버터 등 11개 부품을 공급하는 등 VC사업부가 새로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부 실적은 '볼트'의 본격 양산과 카인포테인먼트 판매 증가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왼쪽)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 (오른쪽) ⓒ연합뉴스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비교적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인수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수계약을 체결한지 4개월 만에 80억달러(9조2000억원)로 하만을 끌어안았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업계는 삼성이 하만을 통해 단숨에 탄탄한 전장사업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재윤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장사업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부 간의 시너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석연구원 자살 '과로' 의혹 LG전자 vs 총수 '이재용' 구속된 삼성전자

하지만 LG전자는 연구원 자살, 삼성전자는 총수 구속이라는 악재에 영역 확대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G전자 가산디지털센터에서 수석연구원 김모씨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원인은 불명확하지만 이날 새벽 사무실에서 밤샘 근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에 경계심을 느낀 LG전자가 VC사업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과다업무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측은 "사망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과로가 원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 (사진=신아일보 DB)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하만 인수는 완료됐지만 총수의 장기 부재는 기업에 있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인수를 위해 9조원이라는 금액을 쏟아 부은 만큼 후유증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자 리더십과 비전제시 등 '합병 후 조직통합'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체의 새로운 분야 개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그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와 IT 업체의 협업이 필수인 '전장분야'"라며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성공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한 업체는 제한적인 만큼 제품기술력과 시장대응력, 오랜 업력을 가진 업체가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