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측 '정치망명' 언급… 실현 가능성 있나
정유라 측 '정치망명' 언급… 실현 가능성 있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3.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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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송환 결정 임박에 '지연전략' 나선 듯
▲ 덴마크 올보르에 구금돼 있는 정유라 씨.(사진=AP/연합뉴스)

덴마크에 구금돼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변호사를 통해 덴마크 망명신청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가운데,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씨의 변호인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14일(현지사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덴마크의 모든 법원에서 정씨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결정하면 (그 다음은)정치적 망명"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 1월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돼 이날까지 현지 구치소에 수감돼있다. 현지 검찰은 한국 특검으로부터 전달받은 정씨 관련 추가 자료를 검토하는 등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구금 기한은 오는 22일 만료 예정이다.

이번에 정씨 변호인이 망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구금 기한 만료까지 덴마크 검찰이 정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앞서 정씨의 변호인은 덴마크 법원이 정씨를 4주 더 구금하도록 결정했던 지난달 22일 한국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정씨에 대한 한국 송환이 결정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덴마크는 법률상으로 송환이 결정되면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세 차례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실질적으로 대법원에 상고하기 위해서는 사전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통과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씨의 강제송환 거부 소송은 고등법원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또 정씨 변호인의 이 같은 정치망명 발언은 정씨가 송환 거부 소송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법원에서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정씨 측이 덴마크에 망명을 신청해도 현지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정씨가 '정치범'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정씨가 반정부 활동에 참여하거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다 한국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한국이 북한이나 시리아, 쿠바와 같이 정치적 탄압을 일삼는 국가이거나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라는 전제가 성립돼야 하지만 이 또한 동의하기 어렵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봤을 때 정씨 변호인의 이번 언급은 다분히 정씨의 송환을 지연시키려는 술책에 불과하다는 관측이다.

정씨가 덴마크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면 망명 대상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면서 송환 시점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