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이상 분열 세력 만들기 안 된다
[사설] 더 이상 분열 세력 만들기 안 된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3.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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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또 한 번 요동을 치고 있다. 근원지는 탄핵 찬반 세력으로 정국을 양분 시켰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내 놓은 4문장짜리 대국민메시지 때문이다.

민경욱 국회의원(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12일 전한 대국민 메시지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를 수용 못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 보기에 충분했다.

야권은 13일 일제히 국민통합의 소명을 외면하고 지지자들에게 불복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야권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보수 세력의 재집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의 전날 ‘불복 시사’ 발언 이후에는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야권은 “박 전 대통령도 진실을 밝히자고 했으니, 신속한 수사가 당연하다”며 철저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명쾌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은 많은 아쉬움을 준다.

짐작하건대, 박 전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새 출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었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왜 미국의 닉슨처럼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지 못했을까.

단순한 ‘공인’이라도 설령 부당해 보이는 법 절차라도 무시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책임 있는 정치인 아니 전직 대통령이 이런 행위를 해 서는 안됐다.

그 메시지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과 다르게 현실 정치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미 삼성동이 또 하나의 정치 집회 장소로 탈바꿈 된데서 박 전 대통령의 의지와 관계없이 현실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생활 이틀째인 이날도 지지자들의 모여 헌재 결정 불복을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승복 여부가 이래서 중요했다. 항의 집회가 계속되는 만큼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또 삼성도 사저를 중심으로 정치세력도 형성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국회의원들은 벌써 역할을 나눠 박 전 대통령을 돕겠다고 나섰다.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탄핵을 당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대부분 받지 못하고 검찰 수사도 앞둔 상황임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모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적개심을 갖고 출발하는 정치 세력이다. 결국 정치권 기상도도 어떻게든 변하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방향보다 부정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야당은 명심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승복을 강요나 공격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짧은 메시지 하나만으로 무조건 비난하고 매도해서는 더 큰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 승자로서 큰 아량이나 관용은 보여야 한다. 그럴 때만이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봄을 맞아 다시 출발선에 섰다. 4월 재보선에 이어 5월 장미 대통령 선거까지 새로운 정권 만들기 기초 작업에 착수했다.

박 전 대통령이나 탄핵반대측은 이제 더 이상 불복보다는 희망찬 사회 건설에 동참해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몰돼 편들기를 하거나 분열을 부추기는 세력으로 남기 보다는 건실한 국가 건설에 앞장서는 밀알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