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 CEO “나 떨고 있니?”
금융공공기관 CEO “나 떨고 있니?”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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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때 구설에 올랐던 CEO들 ‘좌불안석’

▲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가면서 금융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의 위치가 불안해졌다.

금융공공기관 외에 한국거래소나 우리은행 같은 정부 입김이 닿는 금융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이 내려감에 따라 조기 대선이 있을 예정이며, 이번에는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부실기업 문제를 안고 있는 국책은행 CEO들이나 박근혜 정부에서 인사 관련 소문에 이름이 등장했던 CEO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공공기관 10곳 가운데 올해 안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한국주택금융공사 1곳이다. 예금보험공사 CEO 임기 종료가 2018년 5월이며 나머지 8곳은 전부 2019년 이후에 CEO 임기가 끝난다.

나머지 금융공공기관 8곳은 △ 기술신용보증기금 △ 신용보증기금 △ 한국자산관리공사 △ 한국투자공사 △ 한국수출입은행 △ 한국예탁결제원 △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이다.

이에 따라 5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금융공공기관에 엄청난 인사 바람이 몰아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역대 정부 임기 초에는 공공기관장들이 교체된 경우가 많았다. 정권이 교체되면 CEO뿐만 아니라 감사와 임원들까지 교체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한국거래소와 우리은행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공공기관이었지만 2015년에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다. CEO를 이사회가 중심인‘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이사회 구성이 금융당국의 영향력 안에 있는 증권사 중심으로 돼 있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다. 따라서 역대 정권에서는 청와대가 행장 임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만 지난해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을 분할매각하면서 과점주주들에게 CEO선임 권한을 일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과점주주들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이광구 행장을 연임시켰고 임기는 2년 정도 남아 있다.

금융권 인사들은 5월 출범할 새 정부에서 금융공공기관장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금융권 인사들이나 학계 인사들은 현재 공공기관장들 중 능력이 부족한 인사들은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높은 보수에 대응하는 책임인데 현재 감사 등이 가진 책임 및 업무량은 약하다고 본다”며 “연봉은 5억 이상이 허다한데 그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교수는 “낙하산 CEO들은 수동적으로 위험회피 전략만 구사한다”고 꼬집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