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출시 1년] ‘만능통장’아닌 ‘실망통장’으로
[ISA 출시 1년] ‘만능통장’아닌 ‘실망통장’으로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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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낮고 세제혜택 부족

▲ 금융투자협회 ISA다모아 홈페이지.(자료=금융투자협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로 출시 1년을 맞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금융당국은 한 계좌에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가지 금융상품을 넣을 수 있는 ‘만능통장’인 ISA를 출시했다. 그러나 수익률과 세제혜택이 미진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 중인 통합정보사이트 ‘ISA다모아’를 보면 1월 31일 기준 ISA 가입자는 236만1712명, 가입금액은 3조5024억원으로 나타났다.

ISA 가입계좌 수는 지난해 11월 말 240만6000좌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12월 말에는 239만1000좌로 줄었다. 올해 1월 말에는 236만2000좌로 감소했다.

이달 3일 기준 ISA 계좌 수는 234만6000좌였다. 지난달에도 1만6000좌 정도 감소해 3개월 동안 약 6만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석 달 연속 가입자가 감소했다.

가입금액도 지난해 12월 837억원, 1월 908억원 증가에 그쳤다. 월 증가액이 두 달째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가입자 수는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말 기준 238만5137명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1월 한 달 동안에만 2만9076명이 순감했다. 신규 가입자에 비해 중도 해지한 투자자가 더 많았다.

가입자가 지난해 3월 120만명, 4월 57만명에 달할 정도로 높았던 ISA의 인기가 이렇게 시들해진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집계되는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수익률은 1월 말 기준 최근 6개월 평균이 0.49%였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0.98% 수준이다. 1%대 초반 정도인 은행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은행 등의 운용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목됐다.

실제 일임형 ISA 전체 201개 MP중 출시 이후 수익률이 2% 이상인 비율이 증권은 55%지만 은행은 19%였다.

출시 초기 은행들이 실적 목표를 맞추기 위해 불완전판매 등으로 깡통계좌를 만들어 냈고, 이 계좌들이 해지되고 있는 것이 ISA 부진에 영향을 줬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에서 2만3759명 감소해 제일 많이 빠졌다. 증권과 보험에서도 각각 5289명, 28명이 해지됐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