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 넘은 친박단체, 부추기는 박근혜
[기자수첩] 도 넘은 친박단체, 부추기는 박근혜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3.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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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친박단체 회원들의 도 넘은 '박근혜 지키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발표 당시 격분을 못 이겨 폭력을 행사하는 등 유혈사태까지 빚었다.

사전에 준비한 죽창이 날아다니고 경찰 버스에 불을 지르는 상황도 발생했다. 태극기봉은 쇠파이프로 돌변해 취재진에게 던져지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했던 경찰들과 기자들은 "지옥을 경험했다"고 말할 정도다.

이들의 '삐뚤어진 사랑'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외롭게 해서는 안 된다"며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고 오열하는 등 밤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저 인근이 주택가임에도 불구하고 골목을 가득 메운 채 경찰과 취재진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 곳 주민들은 이런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동네가 망한 것 같다"는 허탈감에 빠졌다.

하지만 이 같은 지지자들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오히려 일반 시민들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괴리감을 더욱 강하게 심을 뿐이다.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들 과격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같은 지지자들마저도 떠나게 만들 것이다.

개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해도 폭력과 욕설·폭언이 난무하는 집회는 그 자체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박 전 대통령은 일말의 책임감마저 남아있지 않은 듯 하다. 이들을 다독이고 진정시키는 메시지를 내야하는데 '불복성 메시지'로 국론분열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이 국론분열의 주범이나 마찬가지다. 하루 빨리 그의 승복을 통해 현재의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