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밤손님 '치맥', 자주 먹으면 치질 부른다
[기고칼럼] 밤손님 '치맥', 자주 먹으면 치질 부른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3.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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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상진 메디힐병원 원장
 

최근 많은 이들이 저녁 식사 이후 야식을 즐겨 찾는다. 가끔씩 야식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아침은 거의 먹지 않고, 저녁 식사에서 하루 섭취 칼로리의 50% 이상을 섭취하는 '야식증후군'이라면 말이 다르다.  

밤에 음식을 먹으면 신진대사가 불균형해지기 때문에 비만, 소화기 질환이 발병하기 쉽고 이에 따라 변비나 치질과 같은 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야식으로 즐겨 찾는 치킨과 맥주는 ‘치맥’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지만 자주 섭취하면 치질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질은 정맥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혈관이 확장되고, 혈관벽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맥주를 자주 마시면 항문 주변의 혈관이 확장된다. 간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는 동안 확장된 모세혈관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치핵 내 압력이 높아지고 항문 주변 혈관에 피가 고인다. 이때 고인 혈액이 치핵 내에 응고되면 ‘급성 혈전성 치핵’이 발생한다. 

또한 맥주와 함께 섭취하는 기름진 치킨은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 질환을 촉진할 수 있다. 설사에 포함된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은 항문과 항문 점막을 손상시키며 잦은 고지방 섭취로 변비가 심해지면 치핵과 치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식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변비, 치질, 항문 농양 등의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중요하다. 아침 식사를 최대한 챙겨 먹고 점심에는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만일 야식증후군으로 배가 고파 잠들기 어렵다면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바나나, 두부 등 건강하고 가벼운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포만감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자기 전 온수 좌욕을 꾸준히 실천하면 항문 조임근이 이완돼 항문압이 낮아지고 괄약근 주변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치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좌욕을 할 때는 좌욕기나 샤워기와 같이 거품(에어버블)을 발생시켜 항문 주변을 마사지할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해야 한다. 

대야나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단순히 엉덩이를 오래 담그고 있을 경우 오히려 항문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거나 치열 부위 상처가 덧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기를 이용해 물살이 세지 않게 조정한 후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37~38℃의 온도로 3분 정도 항문 주변을 마사지해주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좌욕 후에는 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완벽하게 건조해야 항문소양증 등의 2차 항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만일 식사습관 변화, 좌욕 등의 방법에도 치질 질환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질환 단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하길 바란다.

/민상진 메디힐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