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세 번째 정치 실험은 성공할까?
김종인의 세 번째 정치 실험은 성공할까?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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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킹메이커 아닌 킹"
"경민화 반대세력, 한국당과도 연대?"…한계 뚜렷
▲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세 번째 정치 실험에 나섰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도와 승리를 이끌어 낸 김 전 대표는, 지난 해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도와 원내 제1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랬던 그가 지난 8일, 1년 2개월여 만에 민주당을 공식 탈당했다.

자유의 몸이 된 그는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났다.

'박근혜 정권'과 연대책임을 져야 할 자유한국당의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의원도 만났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할 분권형 개헌을 위해 헤쳐 모이자는 구상이다.

이번 대선에서 개헌이 힘들다면, 단일 대선주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0년 총선에서 개헌하면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문재인과 박근혜가 외면한 '경제민주화'도 이번에는 직접 일궈내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러기위해 킹메이커가 아닌 '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여의도 밖 시선은 아직은 싸늘하다.

개헌은 명분에 불과하고 '반문 연대'가 실체라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 본인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배신감과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탈당계를 제출한 직후 "내가 나간다니까 문빠(문재인 지지자)들은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또 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총선 후 밥 한 번 먹은 이후론 개인적으로 본 적이 없다"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당이 쪼개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민주당을 살려냈건만, 총선 후 입을 싹 씻었다는 얘기다.

지난 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면 문 전 대표는 그 즉시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민주당과 문재인을 살려놨건만 배은망덕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실험이 성공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정치공학적으로는 '반문 연대' 구축이 가능하지만, 당장 국민의당 유력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김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판 짜기에 부정적이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김 전 대표가 자신을 밀어내고 대선 후보를 차지하기 위한 음모로 볼 수 있다.

또 한국당을 연정에 참여시키는 문제도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는 소재다.

김 전 대표는 차기 정부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국회선진화법에 구애받지 않을 180석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한국당의 연정 참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가 당을 장악해 대연정 논의에 참여하면 여론의 반감도 누그러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듯하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인사들이 바른정당과 한국당에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김 전 대표가 내세우는 연대 명분 자체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1일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10일 하루 동안 유권자 100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관위 참조), 김 전 대표가 주도하는 제3지대 단일후보 선출안에 대해 '매우 반대'(33%), '반대하는 편'(23.7%) 등 부정적인 의견이 과반을 넘겼다. 찬성 의견은 28%, 모름·무응답은 15.3%였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