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셋값 '급등'…세종시 규제 피한 '갭투자' 몰려
대전 전셋값 '급등'…세종시 규제 피한 '갭투자' 몰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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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 몇 개월 새 수천만원↑
11.3대책·저금리 속 외부투자 유입 '불안한 상승'

▲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단지.(사진=신아일보DB)
대전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한 개발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11.3부동산대책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 세종시를 피해간 투자자들이 대전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세종시 등 인근 지역에 올해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어 지금의 상승세가 조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대전시 서구 크로바아파트 전용면적 101㎡의 경우 지난달 거래된 물량의 매매가가 4억9500만원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7%에 달했다.

이 아파트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4억3500만원으로 2년 전(3억5000만원)보다 24%나 올랐다.

같은 지역 목련 아파트 전용면적 101㎡도 지난해 6월 3억원에서 시작해 6개월 만에 8000만원 상승했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전 둔산동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갑자기 급등한 이유를 두고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여러 채 매입하는 일명 '갭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갭투자는 주로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이나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둔산동 지역은 학군이 좋고 학원가가 집중돼 있어 배후 수요가 충분한 데다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1.3부동산대책의 하나로 인근 세종시가 청약 규제 조정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대전지역 주택 시장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대전에 본사를 둔 A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특별한 이유 없이 대전의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울 등의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따.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갭투자 물건들은 전세 만기가 되면 다시 전세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전과 가까운 세종시에 올해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내달 세종시에 7481가구의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새롬동 A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이 한 달 만에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KB 국민은행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세종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7%나 떨어져 전국에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대전은 0.01%로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세종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 앞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투자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도 세종시나 대전 도안신도시 등 거주환경이 더 나은 곳으로 옮기면서 전세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