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이틀째 청와대 관저에 머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르면 13일 서울 삼성동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동 사저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와대 관저에서 사저로 이동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조만간 입주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1983년 지어진 삼성동 사저는 내부 시설이 노후화된 상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 선고 이후 정비작업에 들어가 현재까지 고장 난 보일러를 고치고 도배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사저 내부에 경호인력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사저 앞 초소에 경찰 3명을 배치하고 사저 주변에 3개 중대를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제든지 박 전 대통령이 올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탄핵 찬·반단체 회원들이 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13일께 청와대 관저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이동을 계기로 침묵하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이 헌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헌재 결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청와대 참모들에게 한 뒤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온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이 기각될 것이란 기대를 했기 때문에 만장일치 탄핵 결정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최종변론 서면진술에서 "어떤 상황이 오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