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사랑이란 이름의 폭력
[데스크 칼럼] 사랑이란 이름의 폭력
  • 신아일보
  • 승인 2017.03.08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남녀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인연, 우리는 그 이름을 연인(戀人)이라고 부른다.

연인은 연애를 하는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그리며 사랑을 하는 것을 말한다.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황홀한 감정’의 사랑은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요즘 아무 조건없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배려하는 사랑의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데이트 폭력 뉴스가 방송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데이트 폭력이란, 교제하는 연인 사이에서 둘 중 한 명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데이트 폭력은 성폭행, 성희롱, 협박, 물리적 폭력, 언어폭력, 정신적 폭력, 사회적 매장, 스토킹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주로 남성에 의해 발생하며, 피해 여성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 신체적 피해로는 상해, 임신, 인공유산 등이 나타나며, 심리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공포, 두려움, 불안, 우울, 무기력 등이 나타나고, 여기에다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단절로 인한 사회적 피해와 학교 및 직장 등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랑은 만인을 감동시키는 숭고한 가치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름에 덧씌워진 폭력은 남녀관계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일 뿐이다.

한 여성은 1년 넘게 남자친구에게 욕설과 인신 공격성 발언 등으로 우울증과 정신분열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새벽에 함께 영화를 보다가 졸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새벽마다 찾아간다거나 전화로 스토킹을 하고,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염산을 뿌려 화상을 입히고, 여자친구가 전화를 받았을 때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감금 폭행해 ‘사랑싸움’이라고 보기에는 그 심각성이 도를 넘은 것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결코 개인적인 문제만도 아니다. 데이트 폭력은 추후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까지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나쁜 버릇이 들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데이트 폭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단순한 폭력이지만 ‘사랑하는 사이’라는 이유로 참다 보면 더 심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가 있어 ‘사랑싸움’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벌어지는 순간, 그건 이미 사랑의 문제가 아닌 범죄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올바른 이성 관계는 이성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이 형성되도록 도움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결혼 생활에 이르도록 하는 주춧돌이 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없는데 사랑이 있을 리가 없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 존중하고 즐거운 데이트관계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상대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