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北에 단계적 조처할 것"… '단교'도 검토
말레이 총리 "北에 단계적 조처할 것"… '단교'도 검토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3.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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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기대하는 것 없어… 우리에게 사과 했어야"
강철 대사, 출국시한 앞두고 北대사관 빠져나가
▲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추방 조치를 당한 강철 주말레이 북한 대사가 6일 오후 북한 대사관에서 나와 차량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의 공식 사과가 없으면 '단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켜보고 있다.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집 총리는 강철 대사를 언급하며 "외교적으로 무례하다"고 표현하면서 앞서 김정남 피살 조사를 진행한 말레이 경찰이 한국 정부와 결탁했다고 주장한 강철 대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우린 지금껏 받은 것이 없다. 기대하는 것도 없다. 그들(북한)은 사과를 했어야했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그를 외교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말레이시아는 국가의 자부심과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 대사를 추방하는 강력한 입장을 취했다"며 "말레이시아에 온 대사는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 대사는 지난달 17일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나타나 "말레이 경찰이 시신 부검을 강행하는 등 한국 정부와 결탁해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억지를 부렸다.

아울러 지난달 20일에는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소환돼 비공개회의를 한 뒤 자진해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배후라는 말레이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말레이 정부는 지난 2일 북한과 2009년 체결한 비자면제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이 같은 강수에도 강 대사가 공식사과나 외교부 측 면담에 응하지 않자 지난 4일 강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 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출국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강 대사가 승용차를 타고 북한 대사관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말레이시아의 조치대로 출국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