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준표의 자격 없는 ‘막말’
[기자수첩] 홍준표의 자격 없는 ‘막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3.05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막말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있다.

홍 지사는 지난달 28일 “지금 더불어민주당 1위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논란이 일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이달 2일 “팩트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노이즈마케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홍 지사는 문재인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그분(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매일 같이 있으면서 (뇌물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면 그건 문제가 있고, 알았다면 공범이니 자격 같은 비열한 논쟁 하지 말라는 뜻에서 한 이야기”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2등 하는 사람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라고 불법정치자금으로 실형을 받은 안 지사를 겨냥했다.

그는 자신의 막말에 비난이 거세게 일자 “표현이 좀 거칠었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자신의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그동안 중앙무대에서 비켜서 있던 홍 지사가 ‘막말논란’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흔히 정치인들에게는 무관심보다는 차라리 비난이 낫다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기소된 홍 지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하면서 그는 아직까지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피고인 신분이다.

자신이 비난하는 문 전 대표나 안 지사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는 주장하기 힘든 이유다.

본인도 대법원 판결까지 앞두고 있는 만큼 ‘꼬리표’는 떼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