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독감’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아프다?
‘같은 독감’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아프다?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03.0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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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대 연구팀 "남여 호르몬, 면역체계 영향 다르다"

▲ (자료사진=신아일보DB)
같은 독감에 걸려도 남성이 여성보다 심하게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의학전문매체 스태트뉴스는 캐나다 오타와 대학 연구팀은 이른바 ‘남성의 독감’이라는 이러한 구전이 실제 맞는지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발표했다.

우선 연구팀은 암컷과 수컷 쥐에게 각각 E콜라이, 살모넬라, 레지오넬라 박테리아 등 각종 세균을 주입, 감염시켰다.

이후 감염된 쥐를 관찰한 결과 감염 후 수컷의 체온이 암컷보다 더 떨어지고, 염증반응은 더 심했으며, 눈꺼풀도 더 힘없이 가라앉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이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점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람에게 있는 흉선이나 대식세포 같은 면역세포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젠 수용체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은 이를 약간 억제시키고, 에스트로젠은 미생물을 죽이는 항체생성을 활성화시켜 반대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남성이 더 증상이 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앞서 1990년대에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팀도 독감 백신 주사 후 남성의 면역반응이 여성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를 지휘한 내티서 이스마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맨즈 플루’라는 말이 신화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지난1990년대에 발표된 감염의 강도가 수컷보다 암컷에 더 낮다는 연구결과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 쥐 실험 결과는 인간과는 사뭇 다를 때가 많으며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감염엔 차이가 있어 이 실험 결과가 바이러스 원인인 독감 증상의 성별 차이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독감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면역체계 때문에 세포들이 기도를 막히게 하거나 단백질로 인한 염증이 일어나거나 열이 나고 체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생물학자 새브러 클라인 교수는 “이런 면역반응들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장기간 강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에 남성의 증상이 여성보다 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의 면역반응이 더 활발해 남성보다 더 빨리 앓고 빨리 회복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오타와대학팀 실험에선 수컷 쥐의 회복기간이 평균 48시간으로 24시간이었던 암컷에 비해 길었다는 결과가 있다.

한편 이번 캐나다 오타와 대학 연구팀의 ‘남성의 독감’ 실험은 최근 학술지 ‘뇌, 행동, 면역력’에 실려 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